영국

영국유럽

(2015) 아, 영국, 그 날씨라는 녀석

감기계의 얼리어답터답게 환절기면 늘 콧물과 기침이다. 아마도 축약된 온도 정보를 옷차림으로 해석해내는 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예컨대 ‘오늘은 영상 25도 안팎’이라는 기상 예보에 외투를 들었다 놓고 나가서 호되게 추위에 떨다 오거나, 도톰한 옷을 입고 갔다 땀을 질척하게 흘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그렇다. 이런 나에게 경험하지 않은 타국의 날씨를 상상해서 입을 옷을 챙긴다는 것은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일만큼 아득하고 어려운 일이다. 어느 시점에선가 ‘사람이 사는 곳이니 있을 건 다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빼먹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현지 조달이라는 (아마도 신용) 카드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카드는 영국 물가 앞에서는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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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영국 영어’의 편견이 무너지고 자유를 얻다

“Pa..Pa..Pardon?” 입국 심사대의 히잡을 두른 여성은 말을 하는 것보다 내뱉는 수준이었다. 그는 시선도 마주치지 않은 채 의례적인 질문을 던졌다. 새벽 이슬을 맞으며 도착한 비행기에 정신을 두고 내린 걸까. 무심하게 질문이 던져지는 와중에도 멍해졌다. 짜증 섞인 목소리에 그제서야 주섬주섬 여행을 왔노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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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떠나기 전, 근거 없는 호기로움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멀지만 말이 통하는 곳. 미국을 제외하니 영국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 처음은 아니었다. 일본도, 미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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